이번 악씨레터’s Pick도 너무 소중합니다. <부산행> 저도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요. 다시 봐야할 것 같구요. 웹툰 <역대급 영지 설계사>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1화만 본다는 것이 다음화를 계속 누르고 있습니다. 흡입력 최고👍 세상엔 재미난 콘텐츠가 왜 이리도 많은 걸까요.
<2025 서울국제도서전>이 6월 18일(수)-22일(일)에 열리는 거 알고 계셨나요? 지금 얼리버드 티켓 예매 중인데요, 21일(토) 표는 이미 매진이더라구요.😮 텍스트힙, 독파민의 열풍이 이번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관심 있으신 구독자님은 언른 티켓 예매 하세요!
제가 왜 이리 호들갑스러웠는지 이제 아래의 글에서 찬찬히 확인해 보실까요?
Editor 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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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악씨레터’s Pick에서 웹툰 <위아더좀비>를 “한국적이면서도 좀비물의 본질을 관통한 수작”이라 평한 글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연상호 감독의 영화 <부산행>이 떠올랐습니다. 2016년에 개봉했던 <부산행>은 한국 영화사에서 본격적인 좀비 장르의 시작을 알린 작품으로, 이후 등장한 다양한 좀비물의 흐름에 있어 출발점이자 기준점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단순한 좀비 공포물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집단 심리와 구조적 긴장을 서사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이 작품은 한국형 좀비물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 전환점이기도 했습니다.
<부산행>이 KTX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다양한 사회적 위치에 놓인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개인과 집단, 이기심과 이타심 사이의 갈등을 중심으로 공동체의 위기를 그려냈다면, <위아더좀비>는 서울타워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좀비와 인간이 공존하는 ‘격리된 도시 생태계’를 통해 현대 한국 사회를 풍자합니다. 이 두 작품은 모두 좀비를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배제된 ‘타자화된 존재’로 해석하며, 혐오와 공존, 경계와 이해라는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외형적으로는 액션과 공포라는 장르의 문법을 따르지만, <부산행>에는 그 이상의 사회적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좀비는 분명 공포의 존재로 등장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진짜 두려움은 괴물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이기심과 배제의 태도라는 사실이 분명해집니다.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밀어내고, 공동체보다 개인의 안위를 앞세우는 선택들이 반복될 때, 관객은 자연스럽게 ‘누가 더 괴물인가’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러한 서사는 단순한 장르적 쾌감이 아니라, 인간성과 공동체 윤리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로 이어지며 <부산행>을 좀비 장르를 넘어서는 사회적 텍스트로 만들어줍니다.
오늘날 한국형 좀비물은 하나의 장르로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후에도 다양한 실험적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출발점이자 여전히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작품으로서 <부산행>은 지금 다시 보아도 의미 있는 영화입니다. <위아더좀비>를 보며, <부산행>도 한번쯤 다시 소환해보고 싶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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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영지 설계사>
📝정원대 악씨레터 4기 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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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 <역대급 영지 설계사>는 판타지 세계관, 한국 사회의 경제적 현실, 동시대적 유머를 결합한 작품으로, 웹툰이라는 형식이 오늘날의 시대성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문화콘텐츠임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몰락 직전의 영지를 맡게 된 주인공 ‘로이드 프론테라’라는 귀족 청년이, 전생의 기억을 가진 토목공학도로서의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영지를 재건하고 성장해 가는 내용이 중심이 됩니다. 무너진 기반 시설과 식수 문제, 비효율적인 행정과 낙후된 농업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가며, 판타지 세계에서 ‘설계’와 ‘개발’이라는 주제 중심의 스토리는 독자들에게 일종의 지적 쾌감을 선사해요. 마법과 전투에 더해 현실에 기반한 현대적 설계와 개혁이라는 키워드는 웹툰의 가장 주목할 만한 요소로 볼 수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개발’이라는 외형적 성장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내적 성장까지 치밀하게 담아낸다는 데 있어요. 로이드는 처음에는 망나니 귀족이라는 이미지로 주변인들에게조차 신뢰를 얻지 못하지만, 점차 실력과 성실함, 전략적 사고를 통해 하나씩 신뢰를 구축해 갑니다. 기사단장 하비엘과의 협력 관계, 백성들과의 관계 회복, 주변 세력과의 정치적 균형을 맞추는 과정은 단순한 성장 서사를 넘어 사회적 신뢰와 리더십 형성의 과정을 보여주는 정치적 드라마 요소까지 있어요. 또한 위기에 빠진 마을을 구하거나, 백성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는 과정은 주인공이 지닌 도덕적 의식과 책임감을 드러내며, 이 시대 리더상에 대한 은유적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 웹툰의 또 다른 매력은 유머와 진지함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에요. 심각한 정치적 위기나 영지의 생존을 건 갈등 속에서도 로이드 특유의 능청스러운 말투와 재치 있는 상황 대처는 독자들에게 긴장 속의 웃음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마법, 기사, 귀족 사회 등 판타지의 익숙한 요소들과 온돌이나 위생 설비, 경작지 개량 같은 현대적 개념들을 함께 활용해, 일종의 문명 시뮬레이션 같은 재미를 줍니다. <역대급 영지 설계사>는 흔히 ‘이과적 판타지’라 불리는 장르적 실험의 성공 사례로도 볼 수 있지요.
무엇보다 이 웹툰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현실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간접적으로 내포합니다. 낙후된 시스템 혁신, 기존의 귀족제와 권력 중심 구조를 와해, 새 질서를 세우는 과정은 오늘날 사회 개혁과 리더십의 문제, 나아가 기술과 공공성의 관계에 대한 함의를 제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역대급 영지 설계사>는 판타지의 옷을 입고 있지만, 그 안에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회학적인 문제의식이 흐르고 있는 것이죠. 독자들은 로이드가 영지를 재건하는 과정을 보며 단순한 통쾌함을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사회의 시스템과 구조, 개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이 작품은 ‘판타지’라는 장르를 빌려 ‘현실’을 말하고, ‘설계’라는 이과적 행위를 통해 ‘사회를 재구성하는 상상력’을 제안합니다. <역대급 영지 설계사>는 단순한 오락적 소비물로 머무르지 않고, 콘텐츠가 지닐 수 있는 사회적 기능과 사유의 가능성을 넓혀주는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판타지를 사랑하는 독자뿐만 아니라, 변화와 리더십,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주목해 볼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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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울국제도서전>
📝권애영 악씨레터 5기 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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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가장 오래된, 그리고 대표적인 문화의 산물인 책잔치가 오는 6월 18일부터 22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지식과 정보, 문화의 힘이 곧 국가경쟁력이라 여겨지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책은 중요한 문화자원이 됩니다. 특히 전 세계의 출판콘텐츠가 집약되는 국제도서전은 국가의 사회 발전 및 문화 보급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도서전이 다양한 국가의 작가, 출판사, 독자, 학자 및 문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문화 교류의 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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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주최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은 1954년에 전국 도서전시회로 시작하여, 1995년부터 국제적인 행사로 확대되어 책과 문화를 교류하는 축제이자 외교, 무역의 중심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이번 도서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총 17개국 530여 개의 국내외 출판사 및 출판 관련 단체가 참여합니다. 도서전에서는 전시, 강연 및 세미나, 주빈국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며, 저작권 교류도 이루어질 예정인데요. 이번 주빈국은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타이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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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빈국이란 특별 손님으로 초청된 국가로 이러한 프로그램은 1976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주빈국은 자율적으로 주제를 정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개막식 연설, 중요 회의 주재, 문화 및 관광 자원 전시 등을 진행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주빈국은 자신들의 출판 역량과 문화적 위상을 보여줌으로써 다양한 국가와의 우호를 증진할 수 있으며, 글로벌 문화 발전을 촉진하고 새로운 무역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빈국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국의 문화자원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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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타이완은 문화적 측면에서 ‘대만감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문학, 생활풍격, 그림 및 이미지 예술, 대지와 여행, 음식과 오락, 역사의 공감’이라는 여섯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타이완의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색칠 및 인쇄 체험, 인기 간식 시식 등 타이완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활동과, 다양한 주제를 가진 그림책 작가와의 만남, 퀴어문학 및 출판문화의 동향을 알 수 있는 강연과 대담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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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는 ‘믿을 구석-THE LAST RESORT’입니다. 감정, 경제, 정치 등 삶 속에 닥치는 고난과 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과 집단의 노력을 조명하고, 그 해법을 책에서 찾아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만큼이나 각기 다를 ‘믿을 구석’이 무엇일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국제도서전을 통해 지치고 힘든 일상이지만 그래도 등을 기댈 수 있는 나만의 ‘믿을 구석’을 떠올려 보고, 다른 이들의 ‘믿을 구석’은 과연 무엇인지 살며시 들춰보시겠습니까? 같이 나눠봐요, 우리의 ‘믿을 구석’이 무엇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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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악씨레터에 출처 표기 오류가 있었어요. 코리아타운 탕후루 가게의 출처는 블로그에서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앞으로 출처 표기에 더욱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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