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제의문화, 무당이라는 키워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재 4회까지 방영된 드라마 <귀궁>은 용이 되지 못한 악신 이무기 ‘강철’과 그를 하늘로 올려보낼 희망이 되어주는 큰 그릇인 무녀 ‘여리’의 서사가 흥미롭습니다. 배우 육성재(윤갑)의 몸에 용으로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가 빙의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작품은, 한국적 신화와 설화를 새롭게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귀궁>은 한국 전통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제의문화와 신화적 상상력을 결합하기 위해 이무기, 악신, 한, 복수, 팔척귀와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서 한국적 세계관이 살아 있는 서사를 완성해 나가고 있어요. 또한, 정서적 몰입감을 유도한 ‘궁’이라는 공간의 상징성에도 주목해 볼 만합니다.
글로벌 좀비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궁’. 영화 <킹덤>이 '궁'이라는 공간의 미장센과 폐쇄적 긴장감을 잘 활용했다면, <귀궁>에서의 ‘궁’은 고요하고 웅장한 동시에 권력, 억압, 죽음, 영혼이 교차하는 열린 장소로 그려집니다. <귀궁>은 이런 공간성을 통해 삶과 죽음, 인간과 신령이 맞닿는 세계를 그려내고 있어요.
한국의 무속 문화가 드라마에 적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의 무속과 무당은 단순한 점술이나 주술을 넘어, 인간의 고통을 대신 풀어주는 존재이자, 사람과 신의 중재자 역할을 해 왔습니다. 무속은 여전히 한국 대중문화에서 강한 흡입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귀궁>이 ‘한’ ‘복수’ ‘구원’ ‘사랑’을 주제로 강력한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한국의 무속과 제의문화를 근간으로 이무기 설화와 신화적 존재를 인간의 구원을 위해 재해석한 작품인 <귀궁>. 이무기, 무당, 인간, 귀신이 얽히는 운명과 선택, 그리고 이무기와 인간 사이의 사랑과 희망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궁이라는 공간을 통해 억압, 복수, 생명, 재앙이라는 테마를 깊이 있게 풀어낸 한국형 신화 판타지가 글로벌 감성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