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國樂)은 어떤 음악일까요?
당신에게 국악은 어떤 느낌의 음악인가요?
푸른 뱀의 해, 2025 을사년의 시작, 그 첫걸음에 어울리는 음악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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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ovie, K-music!
<오징어 게임> <기생충>의 음악감독이 사랑한 국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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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과 더불어 K-drama, K-movie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죠. 이 가운데 봉준호 감독이 선택한 음악 천재가 있습니다. 바로 정재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 소년’으로 알려진 정재일은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을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겸 작곡가로 성장했습니다. 현재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을 위시로 다양한 국가 행사의 음악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국악 사랑을 자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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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일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특히 판소리, 무속 음악들에 많은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정악에도 사랑에 빠져서 30년 정도 한 것 같은데 아주 어릴 때부터 전통과 같이 연주하게 되고 친구들도 생기게 됐다”
2023.11.13. 세종문화회관 기자간담회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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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등학교 시절 전통 타악 그룹 ‘푸리’의 2집 수록곡 <자룡 활 쏘다>(2007)라는 음악을 통해 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전통 판소리, 국악 타악기와 서양의 피아노가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멋진 작품이었죠. 그것이 롤 모델이 되어 나도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작업을 하고 싶다’라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정재일이 최근 새롭게 구성한 전통음악을 함께 듣고자 합니다. 바로 <비나리>입니다.
비나리는 ‘비’와 ‘나리’의 합성어로 ‘비’는 ‘기도하다, 빌다’라는 한자 ‘祈’에서 왔고, ‘나리’는 전통적인 제례에서 특정한 의식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됩니다. 즉 비나리는 비는 의식, 음악을 통해서 신적인 존재에게 염원을 담아 기도하는 음악입니다. 전통적 비나리는 사물놀이 반주에만 노래를 한다면, 이 작품에는 대금, 피리, 태평소, 아쟁, 피아노, 현악 사중주, 판소리가 함께 연주됩니다. 이 작품은 Intro(무장단) - 선고사(자진모리) - 뒷염불(느린 굿거리) - 시나위(자진모리) 이렇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대금 소리로 천지개벽을 표현하고 이어지는 피아노와 현악 사중주의 선율 위에 애절한 아쟁 소리가 태초의 인간 세상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비나리가 시작되는 선고사에서는 노래와 악기 연주가 마치 대화를 나누듯 주고받는 부분을 귀 기울여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뒷염불에서는 다시금 속도가 느려지면서 긴장감을 해소하며 이완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악기가 합주하며 구음 시나위가 연행되며 마무리가 되는데요. 시나위는 모두가 같은 장단 위에서 즉흥으로 연주합니다. 강렬한 태평소 소리가 비나리의 대미를 장식하며 끝을 맺고요. 악씨레터 구독자분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면서 음악이 가진 의미처럼 묵은 살을 풀고, 들어오는 액을 막고, 만복을 비는 新<비나리> 한바탕을 함께 들어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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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일 년 365일 내내 돌아갈지라도 온갖 재난 액살 다 빗껴가서 백천가지 일들이 맘다 뜻 먹은 대로 모두 이루어지고 말씀마다 향내 나고, 걸음마다 꽃이 피고 어둔 데는 등 돌리고 밝은 데로 앞을 돌려 선인상봉 귀인상봉 하시라고, 천만축원 만만발원으로 비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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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리처럼 새해에 어울리는 좋은 작품을 이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궁중정재 <처용무>입니다. 정재는 ‘재주를 바치다’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궁중 무용을 뜻합니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무용 작품에 춤만 춘 것이 아니라 ‘창사’라고 하는 노래도 함께 하였습니다. 즉 처용무는 악기 연주, 춤, 노래가 모두 함께하는 종합예술 콘텐츠입니다.
처용무의 이야기는 신라시대 헌강왕(?~886년) 시기의 처용설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동경 밝은 달에
밤들어 노닐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 가랑이 넷일러라.
둘은 내해이고
둘은 뉘해인고.
본디 내해지만
빼앗겼으니 어찌할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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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의 일곱 아들 중 한 사람이었던 처용은 왕을 도와 수도에서 정사를 도왔습니다. 그에게는 아름다운 아내가 있었는데요. 역병의 신마저 그 부인에게 연정을 느끼고 사람으로 변하여 처용이 부재한 사이 그의 집에 몰래 방문한 것이죠. 여러분은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처용은 분개하는 대신 오히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고 합니다. 역신은 이런 처용의 관대함에 감복하여 용서를 빌었고, “지금부터는 처용 근처에는 얼씬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처용의 형상은 역신과 같은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좋은 기운을 맞이한다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로 힘들었던 지난 몇 해 간 처용무는 무대에 많이 올려지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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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처용무의 화려한 의상은 음양오행과 동서남북중을 상징하는 오방색입니다.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꽃과 귀신을 쫓는 복숭아 열매가 장식된 사람 형상의 가면을 씁니다. 이에 처용무는 예부터 벽사진경(辟邪進慶) 즉 사악한 것을 물리치고 경사로운 것을 불러들이는 주술적 기능마저 가졌던 것이죠. <처용무>가 궁중에서 연행되었다는 최초의 기록은 『고려사(高麗史)』「악지(樂志)」에 또 조선시대에는 음력 12월의 마지막 날 묵은해의 잡귀를 쫓아내는 의식에서 꾸준히 처용무가 연행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러한 처용무는 그 역사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1971년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또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도 지정되었습니다. 1000년을 넘게 이어지며 우리 모두의 복을 기원하는 전통 춤과 노래, 함께 감상해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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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음악 #국악 #새해맞이 #비나리 #처용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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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에서 타악 전공으로 학사, 석사를 마쳤어요. 그리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글로벌문화콘텐츠 전공으로 박사를 수료했습니다. 국악 타악은 물론 드럼, 라틴타악기 등의 세계 타악기를 부전공했고 가야금 지도자 자격증도 있으며 군악대에서는 해금 연주자로 활약하였습니다. 현재는 국악의 전당 대표로서 국악 아카데미와 유튜브 채널 <국악의 전당>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국악 부문 대의원이기도 합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에 출강 중이며, 전통음악과 콘텐츠에 대한 강의 및 연주를 해오고 있습니다. 국악에 반해 반평생 국악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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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씨레터를 편집하면서, 정재일의 <비나리>를 듣고 있었더니 어느새 옆에 둘째가 다가와서 쫑알쫑알 얘기합니다. “엄마! 국악은 듣고 있으면,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아. 근데 장구는 치는게 참 어려워. 내가 유치원 다닐 때 배워봤거든. 왜 저 사람들이 연주하면서 머리를 흔드는지 알아? 우리는 흥의 민족이기 때문이야. 저 악기는 이름이 뭐야? 소리 너무 좋다.” 등등... 저희집 둘째는 10분 내내 감상평을 얘기하며 국악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평소에 국악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마침 오늘의 악씨레터를 통해 저도, 저희집 둘째도 귀호강 했습니다!💜👍
새해에 만복을 가져다줄 우리의 전통 노래와 춤을 보면서, 복주머니 가득 복 채우세요!! 다음주 악씨레터는 설날 당일, 인사드리러 올게요!🙇
EDITOR 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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