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게임계는 <콘코드> 이슈로 뜨거웠습니다. 너무나 처참히 망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콘코드>는 소니에서 투자하고 파이어워크에서 개발한 AAA게임으로 8년 간 4억 달러, 한화 약 5,800억 원이 투자되어 개발한 하이퍼 FPS 장르 게임입니다. 그런데 <콘코드>는 출시 이후 스팀 최고동접자 697명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10일 만에 전액 환불과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였습니다. 자신들의 온라인 FPS 게임을 가지고 싶었던 소니의 야심 찬 계획은 게임계의 아타리 쇼크를 연상케 하는 충격을 남기고 끝나 버렸습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이 게임에게 남은 건 조롱의 대상이 되어 살아갈 대표 캐릭터 바즈와 왜 망했는가 하는 물음뿐입니다.
대중들과 평론가들은 PC주의의 강요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이는 <콘코드>가 당당히 LGBTQ+를 스팀 태그에 달고 출시되며(비록 3일 만에 은근슬쩍 지워버렸지만), PC주의를 강조한 게임으로 마케팅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콘코드>는 PC주의 게임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수많은 비판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이는 최근 게임계에서 PC주의와 DEI를 표방한 게임들이 출시되며, 게이머들의 PC주의에 대한 반발이 컸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올바름이라고 번역되는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을 피하기 위해 언어, 정책, 행동 등을 조정하는 개념으로, PC주의는 인종, 성별, 장애, 종교, 성적 지향 등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 집단을 존중하고 보호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PC주의의 대표적인 가치인 DEI(Diversity다양성, Equlity형평성, Inclusion포용성)는 게임에서 주로 백인이 아닌 인종에게 주연을 맡기거나, 성소수자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PC주의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발이 커지는 이유 중에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보다는 ‘PC스러운’ 캐릭터로 해결하려는 점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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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단지 <콘코드>가 2주 만에 사라지게 된 것을 단지 게이머들의 PC주의에 대한 반발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오히려 <콘코드>가 PC주의를 강요해서 망했다고 하는 것은 그 게임에게 ‘명예로운 죽음’을 선고하는 것은 아닐까요? 망할만한 게임이 PC주의라는 ‘성스러운 겉옷’을 입은 것이죠. 이는 PC주의를 제외하고는 <콘코드>에 대해 별달리 할 말이 없다는 점이 반증합니다. 즉, PC주의 말고는 내세울 게 없는 게임이었다는 거죠. 특히 <오버워치2> <발로란트> <에이펙스> 등 이미 고일 대로 고여버린 하이퍼 FPS와 히어로 슈터 장르에서 말이죠. 이런 점에서 PC주의를 제외하고 <콘코드>가 망한 이유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콘코드>의 문제점으로 손꼽히는 것 중 하나가 <콘코드>의 비즈니스 모델(BM)입니다. <콘코드>는 비즈니스 모델로 패키지 방식을 선택하여 39.99달러(약 5만 3천 원)에 판매하였습니다. 패키지 방식은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추가적인 가격 부담이나 게임성의 훼손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패키지 방식은 <콘코드>에 어울리는 모델이 아니었습니다. 패키지 게임은 일반적으로 싱글 플레이를 지향하는 게임이거나 충성 고객이 강력한 회사나 IP를 가진 게임이 선택합니다. 예컨대, 블리자드의 게임들이나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위쳐>와 같은 게임들 말이죠.
그런데 <콘코드>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습니다. <콘코드>는 기본적으로 5대5 팀 기반 전투 게임입니다. 즉 게임을 한 번 하려면 10명이 모여야 하는 거죠. 그러므로 게임이 원활히 돌아가려면 많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게임인지 ‘맛’도 보기 전에 5만 3천 원을 지불하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미 유사한 장르의 게임인 <오버워치2>나 <에이펙스>는 무료로 즐길 수 있었거든요. 여기서 <콘코드>의 두 번째 문제를 알 수 있습니다. 게임적으로 <콘코드>가 유사 장르의 게임에 비해 차별화된 요소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영화와 같은 완결성을 가진 문화콘텐츠와 달리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 온라인 게임은 망할 때까지 이용자들과 함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생 온라인 게임은 게이머들이 ‘갈아탈 결심’을 하도록 유혹해야 합니다. 즉 기존의 즐기던 것을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것이 그래픽일 수도 있고, 스토리텔링이나 연출일 수도 있으며, 게임적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일 수도 있죠. 그러나 <콘코드>는 여타의 게임들과 다른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버그와 밸런스 문제를 동반한 그저 그런 무난한 게임이었던 거죠. 그나마 차별점이라면 LGBTQ+를 앞에 내세웠다는 점인데, 이는 게이머들이 크게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가 아니었죠. 심지어 <오버워치2>나 <에이펙스>와 같은 게임에도 LGBTQ+ 캐릭터는 넘쳐난다는 점도 아이러니합니다.
LGBTQ+를 표방한 만큼 LGBTQ+인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어야 하는데, 대다수의 평가는 LGBTQ+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 디자인이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평가는 게임이 망한 이유에도 나름 인기를 얻은 ‘바즈’란 캐릭터와 다른 캐릭터를 비교해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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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코드>의 대표 캐릭터인 바즈는 출시 초기에는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디자인으로 혹평을 받았지만, 대차게 망해버린 <콘코드>의 역사와 함께 볼 수록 매력 있는 캐릭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오버워치2>나 <에이펙스>에 나왔다면 큰 인기를 끌었을 것이라 평가하기도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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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콘코드>의 캐릭터가 모두 너무나 개성적이고 독특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바즈가 가지고 있는 유쾌한 매력이 <콘코드>의 캐릭터들 속에선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캐릭터는 바즈만큼 유쾌하거나 개성적이지 못하죠. 외형은 특이해 보이지만 이목구비는 너무나 실제 사람처럼 생겨 미묘하게 불쾌함을 자아내죠. 물론, 그것이 <콘코드>를 개발한 파이어워크의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게이머들에게 매력을 어필하지 못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게이머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캐릭터란 무엇일까요? 게이머들은 <콘코드>의 캐릭터가 DEI를 보여주는 캐릭터이기 싫어한 걸까요? 이와 관련하여 캐릭터의 ‘정형성’과 PC주의에 대해 다음 편에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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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콘코드 #라이브서비스 #하이퍼FPS #P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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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문화콘텐츠학 박사로, 한국외대, 한성대, 용인예술과학대에서 플랫폼, 웹콘텐츠, 웹소설, 영상비평, 윤리학, 글쓰기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문화콘텐츠를 사랑하고, 향유하는 이들의 경향성과 삶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주요 연구 테마는 플랫폼, 웹소설, 대중성, 세대론과 관련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AI, 플랫폼, 키치를 주제로, 문화콘텐츠 생산과 향유 문화의 변화에 주목하고,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대중들의 삶과 일상에 관심을 가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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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게임을 하지 않는 저는 AAA게임, 하이퍼 FPS 장르, 아타리 쇼크 등의 용어는 오늘의 악씨레터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더욱 놀라운 것은 <콘코드> 개발비가 5,800억 원이라니! 오픈 10일 만에 전액 환불 및 서비스 종료라니!! 놀...놀랍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 좀더 자세히 다루어 주실 것 같은데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EDITOR 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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