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씨 뉴스레터 Vol.1 No.6 2023.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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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시대
좋아하는 이모티콘 있나요? 좋아하는 캐릭터는요? 그 이모티콘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질문이 쏟아집니다. 궁금했거든요. 제 주변에 펼쳐지는 캐릭터의 향연이.
얼마 전 은행카드를 발급받았어요. 혜택도 혜택이지만, 광고 블록에 보이는 카드가 너무 귀여웠지 뭐예요. 카드에는 이모티콘 작가가 그린 이미지가 담겨있었습니다. 이모티콘이 기업 상품을 홍보하고 있어요. 이모티콘이 광고를 한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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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T) s( ̄∇ ̄)/ o(^^o) (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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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이라…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까요. 이모티콘의 시작을 찾아보자면 아득히 먼 옛날까지 더듬어 봐야 할 것 같아요. 문자 사이에 감정을 표현하고자 분투했던 그 옛날 언젠가를 떠올려봐야 할 텐데요, 내가 보낸 글자 사이에 내 감정을 조금이나마 표현하고자 했던 그 시절 알고 계신가요.^0^ 이모티콘(emoticon)은 ‘이모션’(emotion)과 ‘아이콘’(icon)의 합성어로 감정을 나타내는 소통의 도구입니다. 온라인을 통한 소통이 많아진 지금 우리 일상으로 끌어당긴다면 인터넷 메신저에 더없이 필요한 대상이겠죠.
모두가 한 번쯤은 만나봤을 듯합니다. 우리들의 친구 ‘프렌즈’예요. 카카오톡과 라인은 한국인이 즐겨 사용하는 메신저라 한국 이모티콘 산업의 쌍두마차와 같아요. 그런데 둘 중 카카오프렌즈의 이모티콘 기세가 강합니다. 카카오는 2012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이모티콘 시리즈로 (브랜드 콜라보 제작 제외) 카카오프렌즈 66개와 니니즈 18개를 발표해서 유통하고 있어요. 메신저의 한국 사용 비율에서 큰 차이도 있을 테지만 카카오에서 만들어낸 캐릭터에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바로 이야기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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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강력하다
카카오프렌즈에서 이모티콘을 출시하며 구축한 것은 캐릭터별 이야기입니다. 스토리텔링을 한 것이죠. 캐릭터를 구성할 때부터 그들 사이에는 이야기가 존재했어요. 무지는 토끼 옷을 입은 단무지라는 것, 콘은 단무지를 무지로 키운 악어과학자이고, 제이지는 선글라스를 낀 두더지라는 거죠. 조금은 이상한 모양의 캐릭터를 접한 사람들은 내가 상상한 그 동물(?)이 맞을까 하며 궁금해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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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모티콘의 이미지에 캐릭터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며 재미있어했죠. 프로도는 부자집 개인데, 잡종이라는 콤플렉스가 있고, 그와 연인 사이인 네오는 단발머리 고양이인데 알고 보니 가발을 썼다는 것. 튜브라는 소심한 오리는 감정 변화에 따라 미친 오리가 된다는 설정은 이모티콘을 읽어내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기존에 ‘감사’ ‘행복’ ‘사랑’ ‘피곤’ ‘배고픔’과 같은 텍스트, 감정, 움직임을 그려낸 이미지를 파편적으로 전달하던 이모티콘에 이야기가 추가되며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기에 이르렀죠. 카카오톡에서 카카오프렌즈와 니니즈 이모티콘은 그들만의 이야기 타래를 만들어가며 이용자에게 사랑받고, 메신저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에서 벗어나 독립된 캐릭터로 장성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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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모티콘의 ON라이프 뒤의 OFF라이프까지 궁금해합니다. 어느덧 이모티콘 친구들은 우리처럼 일상을 공유하고, 우리는 그것을 관람하게 됐어요. 캐릭터의 힘이 강력해지니 파생콘텐츠를 제작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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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는 휴머니즘이다
카카오프렌즈의 이야기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끝나지 않았어요. 카카오톡에서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이 널리 사용되는 동시에 이모티콘 산업은 활성화됩니다. 어느덧 이모티콘 작가라는 조금은 생소한 직업이 생겨났죠. 그리고 흥미롭게도 여러 편 제작되는 이모티콘은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함께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이야기도 공유합니다. 메신저 내 이모티콘에서 펼치지 못했던 캐릭터의 일상은 메신저를 벗어나서 인스타그램 혹은 블로그를 통해 더 넓은 이야기로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이모티콘 이용자는 거기에 매료되죠. 여러 이유가 있겠죠. 캐릭터가 예쁘고 귀여워서, 혹은 나와 닮아서, 나의 이야기와 맞닿아서, 나를 잘 표현해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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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의 마음을 얻은 매력적인 이모티콘/캐릭터에 산업이 움직이고 기업이 움직입니다. 이야기를 가진 이모티콘 캐릭터는 연예인과 같아요. 내 생활 내 모습과 비슷한 캐릭터는 비로소 내가 됩니다. 이제 캐릭터는 이모티콘의 영역에서 벗어났어요. 웹콘텐츠 시대의 파도에 얹어진 이모티콘은 또 다른 웹콘텐츠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오프라인으로 추출되어 내 일상 도구에 새겨져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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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캐릭터는 유튜브에서 각자의 스타일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구성해요. 라춘이(라이언과 춘식이)는 아이돌이 하는 댄스영상을 세로직캠으로 찍어 업로드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뽀 중인 죠르디는 자기의 일상을 담은 V-log를 공유합니다. 카카오뿐만 아니라 이모티콘의 인기 많은 캐릭터는 문구, 잡화, 의류, 레져 용품 등으로 만들어져 캐릭터샵을 채우고 팬들을 만나죠. 캐릭터 산업의 확장과 그것을 추종하는 자본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에요. 이 조그마한 이야기의 확장을 응원하려고요. 누군가의 마음을 다독이고 대리 표현해준 친구의 매력에 누구나 빠져들게 될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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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캐릭터 #스토리텔링 #카카오프렌즈 #니니즈 #웹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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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정
사단법인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 사무국장. 국짱! 한국과 중국의 대중문화라는 어마어마한 영역에서 영화, 드라마, 예능 등을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어요. 영문도 모르고 영문과를 갔다가, 중국어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고, 이것도 내 몫이 아니구나 떠돌다 문화콘텐츠라는 신나는 분야에 정좌하고 있습니다. 엉덩이가 들썩들썩하여 두텁고 끈질긴 학문의 근본을 찾아내고 있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사유를 멈추지 않으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주변에 꿈꾸는 분이 많아, 그 파도의 파동에 어디까지 흘러갈까 두근두근 초롱초롱 대기 중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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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쓰는 이모티콘 있으신가요? 저는 '행복 토끼' 이모티콘을 좋아하는데요. 표현하고픈 감정과 상황이 많아지면서 결국 시리즈로 구매하게 되었어요.😱 그치만 돈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마치 나의 부캐처럼, 나의 정체성과 매 순간의 감정을 투영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저만 그런건 아니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캐릭터와 스토리의 시대. 앞으로 더 흥미진진해질 이모티콘/캐릭터 산업에 함께 주목해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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