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IT업계에서 최고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용어는 ‘챗GPT’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챗GPT는 인공지능으로 구현되는 대화형 서비스로 사용자가 물어보는 질문이나 요구를 이해하고 답변을 제공하는 기업의 서비스형 웹사이트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챗봇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상담원을 대체하는 챗봇을 당연한 것으로만 여겼던 저 자신을 반성하며 챗GPT가 우리의 인터넷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챗GPT와 AGI

챗GPT는 2015년 10월에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투자 전문 기업 Y Combinator(와이 콤비네이터)의 전 CEO이자 오픈 AI의 현 CEO인 샘 올트먼이 설립한 오픈 AI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이 회사에서는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이익을 준다는 목표하에 특허와 연구를 대중에게 공개해 여러 기관과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협업하며 인공지능을 인류 발전에 활용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챗GPT는 공개되고 일주일 만에 사용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놀라운 관심을 받았어요.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Google is done”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구글의 시대는 끝났다.”고 평가하기도 했어요. 우리가 챗GPT에게 “구글은 챗GPT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어떻게 변화될까?”라고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을 할까요? 궁금하면 각자 물어보는 걸로...

챗GPT가 구글, 페이스북, 카카오톡 같은 빅테크 기업의 인터넷 서비스에 위기를 준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해석일 수 있어요. 오히려 빅테크 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서비스에 적용되면서 더 나은 인터넷 서비스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챗GPT를 통해 일반 사용자들의 인터넷 경험을 극적으로 개선하는 범용 AI(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로 인공지능을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챗GPT는 뭐가 다를까요?

챗GPT를 만나서 놀라게 되는 것은 우선 사용자와 자연어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렵게 공부해야 했던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인공지능과 내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해 쉽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혁신적입니다.

이미 수백만 명의 사용자들이 입력했던 다양한 데이터들과 그 반응들을 통해 챗GPT는 추가적인 학습을 해왔고 점점 더 많은 지식과 콘텐츠를 만들어 가고 있어요. 언어 데이터 코퍼스(말뭉치, Corpus)와 토픽을 학습하면서 언어를 별도로 공부하지 않았으면서도 전 세계의 언어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원서 하나 읽기도 부담스러운 우리에게는 정말 부럽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이죠...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요청한 사항에 대한 결과물을 제시한다는 거예요. 챗GPT는 사용자와 주고받으며 형성되는 맥락까지 잘 이해해서 그에 맞게 답변을 준다니 정말 놀랍지 않나요? 정보나 지식의 영역을 넘어 감성과 윤리 등 사용자의 가치관을 이미 학습한 상대와 대화가 가능하도록 답변을 제시한다는 거예요. 나를 학습하다니... 조금 무섭기도 하네요.

챗GPT가 어떻게 발전할지 예측해볼까요?

챗GPT를 어떤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챗GPT를 생태계화해서 외부의 인터넷 서비스들을 통합 제공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것을 들 수 있죠. 즉 챗GPT를 슈퍼앱으로 만들어 인터넷 서비스들이 챗봇을 통해 제공받도록 하는 거예요. 이 과정에서 기존의 인터넷 서비스들이 제공했던 광고, 커머스, 중계 수수료 등과 같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면 그 규모를 키울 수도 있을 거예요.

우리가 챗GPT를 AGI 서비스의 시작점이라고 본다면 코로나 이후 변화된 우리의 삶 안에 새로운 세상으로 다가왔던 메타버스에서의 활용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AI와 대화하면서 이야기하듯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VR, AR, XR 같은 메타버스에서 활용 가능한 기기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죠?

디지털로 만들어지는 가상공간에서 물리적인 키보드나 마우스를 찾아서 활용하는 것보다는 게임에서의 NPC(Non Player Character)와 같이 말로 대화하며 길잡이 역할을 하는 존재가 있으면 어떨까요? 가상의 공간인 메타버스 안에서 아이언맨의 ‘자비스’와 같은 AGI가 우리를 도와준다면 모두가 쉽게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챗GPT와 문화콘텐츠

지금까지 저는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 안에서 소외된 중년 이상의 세대에게 문화콘텐츠를 활용하여 제공되는 다양한 접점을 통해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문화콘텐츠를 어떻게 선제적으로 적용하고 변화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챗GPT가 가지고 있는 기능적인 측면뿐 아니라 AGI로서 활용될 때 매체로서 어떻게 문화콘텐츠를 접목시킬 수 있을지 문화콘텐츠 기획자로서 고민하고 적용해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여러분은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고자 하는 필드 안에서 어떤 기획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요?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디지털 사회로의 급변 안에서 따라가는 기획자로 남기보다는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디지털 언어들을 어떻게 나의 영역에 적용할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무한직진하고 변화의 물결 안에서 다양하게 펼쳐지는 문화콘텐츠의 움직임을 잘 살피고 함께 발전하는 우리 모두가 되어야겠죠?

#챗GPT #오픈AI #AGI #챗봇 #메타버스

최보경

한국외대 문화콘텐츠전공 겸임교수. 전시콘텐츠, 지역문화콘텐츠, 과학문화콘텐츠, 디지털미디어콘텐츠 관련 공부를 계속하고 있어요. 콘텐츠를 경영이나 마케팅 등 관련 학문들과 연계해서 공부하는 것에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어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디지털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주)조수토 대표, 전시콘텐츠 전문회사 (주)앰허스트 이사 등을 하면서 현업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경기도 파주의 남방한계선 안쪽에 있는 미군부대 유휴지인 캠프그리브스 문화재생사업 총괄감독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분류해보면 키스해링, 요셉보이스, 에드워드 커티스,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등 작가 전시, 어린왕자 한국특별전, 빅뱅 10주년 전시, 피스마이너스원 등 문화콘텐츠 협업 전시, 러버덕 프로젝트와 1600판다의 세계여행 등 공공미술 프로젝트, 문화샤넬, 디올정신,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루이비통, 노아의 방주 반클리프아펠, 티파니 다이아몬드 전 등 럭셔리 브랜드 전시, 서울패션위크, 서울디자인위크 등 문화예술행사, 현대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업과 아트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