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국면이 안정되기 시작한 작년부터, 관광업은 점차 코로나 이전 상황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국제공항에서 한국 관광객을 가득 실은 여객기들이 일본, 베트남, 태국 등지로 출발하고 있습니다. 20-30대가 자유여행으로 많이 방문하는 타이완도 그중 하나입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7월까지 타이완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는 약 36만 명으로, 홍콩/마카오, 일본 관광객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는 타이완의 수도인 타이베이입니다. 타이베이를 찾는 여행자들은 101전망대, 시먼딩 거리, 국립고궁박물원 등과 타이베이 근교의 예류지질공원, 지우펀 마을 등을 방문합니다. 하지만 이같은 유명 관광지 외에도 타이베이의 길거리에서, 골목에서 여행자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풍경들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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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의 ‘다양한’ 풍경들
한국의 명동과 비슷한 쇼핑 거리인 타이베이의 시먼딩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존은 바로 시먼역 6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레인보우 로드’입니다. 성소수자의 상징인 무지개가 칠해진 바닥 위에는 TAIPEI라고 써 있습니다. 레인보우 로드 맞은 편에 위치한, 1908년에 건립된 타이베이 최초의 공영시장이자 극장이었던 시먼홍러우(西門紅樓) 역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시먼딩의 명소입니다. 이곳에는 성 중립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죠. 시먼홍러우 앞 광장에서는 매년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연대를 목적으로 기획한 ‘트랜스 행진(Trans March)’ 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타이완이 2019년 특별법안을 통해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허용했으며, 작년 5월에는 동성 부부의 입양권을 확대하는 법률 개정안도 통과시켰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풍경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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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시먼딩의 레인보우 로드, (우)성 중립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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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인 1월 13일, 타이완에서는 총통 선거와 한국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입법위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있었습니다. 타이완에서 선거는 큰 이벤트 중 하나입니다. 선거 기간이 되면 타이완의 길거리 어디서든 후보들의 현수막과 후보들이 직접 선거 유세를 하는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죠. 타이완의 선거에서 무엇보다 관광객의 시선을 끄는 점은, 여성 후보의 비율이 높다는 점입니다. 길거리에 걸린 현수막이나 텔레비전 속 후보들의 유세 장면에서 여성 후보를 흔하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입법위원 당선자 중 41.6%가 여성이었습니다. 이는 2023년 OECD 국가 여성 국회의원 평균 비율인 33.8%를 상회하며, 19%에 불과한 한국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수치라고 할 수 있겠네요.
타이베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비건 친화적인 도시로 꼽히기도 합니다. 타이베이 곳곳에서 비건 맛집을 발견할 수 있으며, 비건 관련 식품도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 체인점을 두고 있는 타이완의 딤섬 전문 식당 딘타이펑에서도 비건을 위한 메뉴를 구비하고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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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융캉제에 위치한 비건 디저트 가게, (우)딘타이펑의 비건 메뉴 / 이미지 출처: 딘타이펑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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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맞닥뜨리는 타자의 일상과 문화
여행을 하면서 스치는 이 같은 일상의 ‘장면’들은 관광객들에게 타이완과 타이완 사람들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몸소 깨닫게 해줍니다. 비록 타이완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타이완에 머무는 시간은 고작 며칠에 불과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본 것들이 타이완의 ‘진짜’ 모습이 아닐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타자의 일상과 문화를 생생하게 느끼고 이해하려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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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WORDS #타이완 #타이베이 #여행 #레인보우로드 #성중립화장실 #비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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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 책임연구원. 강원도 원주 거주.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부에서 강의하며 중화권 장르문학 및 문화를 공부하고 있어요. 1930-40년대 중국의 탐정소설로 박사논문을 썼고, 최근에는 타이완과 홍콩, 중국 대륙의 추리소설과 범죄 드라마 등 미스터리 서사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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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달 전에 타이완을 다녀와서 더욱 반갑고, 재밌게 읽은 오늘의 악씨레터였습니다!!😃🤗 타이베이는 야시장이 무척 많아요. 시장 구경을 좋아하는 저는 야시장을 구경하다가 너무 심한 냄새가 나는 가게를 지나가게 되었어요. 취두부를 파는 곳이었어요.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듯 벗어났습니다. 그러다가 저녁을 먹으러 눈에 띄는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을 시켰는데요. 제가 시키지 않은 두부 요리가 나온 거예요. 한 입 먹는 순간, 이것이 바로 취두부구나! 그 강렬함!!😵 그러나 뱉고 싶지는 않았어요.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날 것 그대로 생생하게 느껴보자 싶었습니다. 경험해 보지 않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저는 이것이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하거든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여행의 묘미는 무엇인가요? 아래의 피드백 작성하기에 남겨 주세요.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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