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 No.20 II 2026.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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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디바이스를 보유하고 늘 손에 쥐고 사는 세상입니다. 많은 생산과 소비 활동을,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으로 하는 세상이죠. 디지털콘텐츠 구독이 일상화된 오늘날, 여러 플랫폼의 기만적인 기술이 우리를 사로잡기도 합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디지털콘텐츠 플랫폼은 우리를 친절하고 상냥하게 배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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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UX 분야에는 다크패턴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사람을 속이기 위해서 디자인된 UI를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는 이미 많은 디지털콘텐츠 플랫폼에서 접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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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하면 큰 혜택을 잃는 것처럼 묘사하는 네이버의 다크패턴 ⓒ정하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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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쿠팡 불매운동이 일었고, 이는 쿠팡 멤버십 해지와 회원 탈퇴로 이어졌습니다. 이때 많은 언론에서 지적한 부분이 해지와 탈퇴 방법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네이버 등 여러 쇼핑몰에서 다크패턴이 파헤쳐졌습니다. 쿠팡이나 네이버의 다크패턴은 분명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맞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은, 과연 쿠팡만이 다크패턴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쿠팡을 예시로 들었지만, 문화콘텐츠 산업에서도 구독 모델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구독 모델을 유지하고 있는 음원 스트리밍뿐만 아니라 OTT, 게임 유통 플랫폼에도 구독 모델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에게도 다크패턴은 플랫폼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드는 하나의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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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비기 1 : 가는 사람에게 끈질기게 매달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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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약, 음악 스트리밍 이용권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가입은 정말 일사천리로 끝나게 됩니다. 그러나 해지는 이와는 반대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입시켜 주던 친절한 콘텐츠 플랫폼은 그 즉시 우리를 괴롭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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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스 이용권 해지 창에서 요금제 변경을 상단에 두고 버튼에 강조표시를 제거하여 이용자의 혼동을 유도 ⓒ정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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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해지 버튼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멜론, 벅스 등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은 해지 버튼을 내 정보 속에 숨겨두었습니다. 그마저도 사용 중인 이용권 관리 페이지로 더 들어가서 찾아야 합니다. 어렵게 해지 버튼을 찾아 눌러도 다시 한번 우리를 다른 방향으로 유도합니다.
분명 해지 버튼을 눌렀지만, 다른 이용권을 추천하는 페이지를 띄웁니다. 이 페이지에 해지 버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용자 눈에 띄지 않도록 어떤 강조도 없이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해지 과정이 마치 미로 탈출 같습니다.
그래도 넘어오지 않는 이용자에게 콘텐츠 플랫폼은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을 하나 합니다. 신규 가입자, 지속 이용자에게는 주지 않는 대규모 할인 혜택이죠. 해지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면 손해라는 느낌을 이용자에게 선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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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비기 2 : 받을 것 다 받고 생색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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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콘텐츠 플랫폼에서 유료 멤버십, 유료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은 지불한 금액에 대한 유·무형의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플랫폼들은 구독이라는 행위에 대해 다른 의미를 부여합니다. 바로 ‘혜택’입니다. 앞서 보신 네이버의 사례처럼 말이죠.
콘텐츠 플랫폼은 해지를 방어하기 위해 최대한 예쁜 말로 설득을 시도합니다. 우리가 뭔가 놓치고 있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것처럼 말이죠. 이 측면에서 혜택이라는 단어는 기만적입니다.
우리는 정당하게 금액을 지불하고 약속된 서비스를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플랫폼은 이 서비스를 마치 선심 써서 준 혜택처럼 이야기합니다. 이 혜택이라는 단어, 솔깃합니다. 더 할인해 준다고 하니까 뭔가 아쉬움도 들죠. 이 마음을 정면으로 공격하는 버튼이 있습니다. 바로 ‘혜택 포기하기’라는 버튼입니다.
사용자가 다른 콘텐츠 플랫폼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만 해도 플랫폼은 점유율 유지, 활성 구독자 수치 등에서 이익을 봅니다. OTT의 경우 스트리밍 횟수를 한 번이라도 늘리면 대외적으로 수치상 의미가 있죠.
우리는 결국, 혜택이라는 포장의 덫에 걸려 플랫폼에 종속되고 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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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를 디자인하는 입장에서도 콘텐츠 플랫폼의 다크패턴을 파훼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규제를 피해, 이용자의 해지 방법 공유를 피해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패턴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이용자가 쉽게 피해 가기 어려운 다크패턴, 결국에는 법률로 규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상 다크패턴 규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석 기준과 사업자 권고사항을 마련하여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을 개정하여 2025년 10월 24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법이 시행된 지 1년여가 지난 지금, 여전히 다크패턴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법만으로는 완전히 근절하기 어려운 셈이죠. 그렇기에 디지털 사회에서 허위 정보나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설계에 속지 않고 올바른 정보를 찾기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학습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한 배려와 도움도 필요합니다.
우리 콘텐츠 플랫폼의 신뢰를 위해서도 다크패턴은 꼭 근절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길은 길고도 멉니다. 주변에 혹시라도 다크패턴 때문에 곤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관심을 갖고 UI의 덫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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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패턴, UI, 소비자기만, 디자인, 디지털콘텐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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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하 늘
웹 및 UI 디자이너 생활을 하다 문화콘텐츠 탐구에 대한 열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에서 박사과정 수료하였습니다. 지금은 여러 문화콘텐츠에 관해 탐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UI/UX 지식을 바탕으로 웹과 게임 분야에서 더 사용성이 좋은 콘텐츠, 수려하지만,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어요. 향유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어도 향유하지 못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디지털콘텐츠와 플랫폼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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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를 쓰기 위해 어도비를 구독하고 있어요. 구독료가 만만치 않아 어느 날 큰맘 먹고 해지하러 들어갔는데, 상당히 많은 단계를 거쳐야 했어요. 해지의 마지막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큰 혜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개월을 무료로 쓰게 해 준다는 거예요. 좋았어! 하고 덥석 물었는데, 따져 보니 약 21만 원을 아낀 셈이더라고요. 그런데 이상하죠. 떠나겠다고 하니 주는 혜택이라면, 묵묵히 구독료를 내 온 지난 시간은 뭐였을까요?🥶
Editor 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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