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씨 뉴스레터 Vol.1 No.10 2023.10.11. |
|
|
달콤한 일상, 달콤한 변주:
약과와 탕후루, 문화민족주의 |
|
|
레트로 열풍이 불었어요. 패션도 그렇지만, ‘힙하다’ 칭하며 지난 기간 소외됐던 지역에 새로움을 더한 공간을 만드는 추세가 일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옛’ 공간에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습니다. 그럴 때 유용하게 끄집어내 장식할 수 있는 건 ‘우리 옛날 것’이에요. 지역의 특색을 살리거나, 시간의 깊이를 표현하려 할 때, 우리는 ‘옛’ 요소를 찾습니다. 주변에 있던 익숙한 걸 찾아다가 새로운 것에 덧입히죠. |
|
|
약과의 재림
약과(藥果)는 밀가루와 꿀 등을 섞어 튀겨낸 한국 전통 과자에요. 이 조그마한 한과가 디저트계 풍운아가 됐습니다. 약과는 오래전부터 약과를 만들어오던 전문점과 약과를 디저트로 선보인 카페를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시작했어요. 약과 판매점 오픈 시간을 기다려 ‘오픈런’을 하거나 당근마켓을 통해 구매를 중계하는 글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
|
|
사진 출처: 대한과자점(좌) / 던킨도넛(우) |
|
|
약과는 약과만으로 소비되는 것을 넘어서 여러 디저트와 조합하는 유형도 취했어요. 약과를 얹은 아이스크림이라던지, 약과로 장식한 케이크, 약과 타르트, 약과 마카롱, 약과 도넛…. 한국의 쩝쩝박사들은 끊임없는 복합 디저트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한국 전통 간식의 현대화로 표현하며 칭찬 일색이었어요. |
|
|
알로록 달로록, 탕후루
한국에 디저트계의 이단아, 탕후루가 소리 소문 있게 다가왔어요. 탕후루는 산사나무 열매를 꼬치에 꿰어서 설탕을 입혀 만드는 중국 전통 과자입니다. 신맛이 강한 열매에 단맛을 가미해서 먹기 쉽게 만든 간식이었는데, 현대에 들어서 다양한 과일을 끼워 만드는 방식으로 변하기도 했답니다. |
|
|
사진 출처: 왕가탕후루(좌) / 구글이미지(우) |
|
|
형형색색의 반짝이는 사탕 꼬치가 어느 순간 한국인의 관심을 끌었고, SNS를 채워나갔어요. 반짝이는 탕후루와 함께 찍은 사진과 탕후루 먹는 소리의 ASMR 영상도 공유되고 있지요. 단 것에 단 것을 더한 탕후루 아이스크림, 탕후루 솜사탕, 탕후루 마카롱, 여름에는 탕후루 빙수도 선보였어요. 탕후루 역시 복합 디저트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
|
|
디저트 변주에 대한 접근
음,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디저트에 대한 평가가 엇갈려요. 우리의 전통 한과지만 관심받지 못했던 약과가 재조명됐던 그 어느 날, 전통문화의 새로운 유행이 시작됐다면 뿌듯해하던 우리 모습과 달리, 탕후루의 인기는 ‘마라탕후루(마라탕 먹고 탕후루)’라고 일컬으며 요즘 청년들의 식습관을 비난과 염려 섞인 어조로 이야기하는 듯해요. 탕후루의 인기에 파생되어 충치 치료하는 치과의사의 픽션 영상이나, 치과의사로서 의견을 개진하는 영상을 업로드하기도 합니다. 청소년 설탕 과소비 문제로 한 탕후루 프렌차이즈 대표는 국정감사에 소환될 예정이라고 해요. 우리나라 설탕 과소비는 탕후루가 일궈낸 현상일까요? |
|
|
탕후루는 약과지~
디저트를 대하는 태도가 이렇게 극단적일 수 있을까요. 어쩌면 디저트 이면에 깔린 타문화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약과와 탕후루, 이 달콤한 디저트에 민족주의를 담아내어 문화현상을 해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다른 문화 혹은 문화콘텐츠를 대하는 굄목을 치우고 성숙한 시선으로 다양한 변주를 맞대면 해야하지 않을까요. 탕후루는 우리가 평소에 즐기는 당분 많은 여타 간식과 비슷한 공격성을 갖고 있어요. 탕후루 한두 개면 약과죠. |
|
|
#약과 #탕후루 #할매니얼 #전통간식 #마라탕후루 #쩝쩝박사
|
|
|
오소정
사단법인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 사무국장. 국짱! 한국과 중국의 대중문화라는 어마어마한 영역에서 영화, 드라마, 예능 등을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어요. 영문도 모르고 영문과를 갔다가, 중국어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고, 이것도 내 몫이 아니구나 떠돌다 문화콘텐츠라는 신나는 분야에 정좌하고 있습니다. 엉덩이가 들썩들썩하여 두텁고 끈질긴 학문의 근본을 찾아내고 있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사유를 멈추지 않으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주변에 꿈꾸는 분이 많아, 그 파도의 파동에 어디까지 흘러갈까 두근두근 초롱초롱 대기 중이랍니다! |
|
|
청소년들의 마라탕 사랑이 탕후루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디저트까지 먹고 나면 인생네컷까지 찰칵📸 안좋은 시선들이 있는게 사실이지만, 생각해보면 저도 청소년 때 학교 끝나면 늘 분식집에 들려 친구랑 떡볶이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떡볶이도 맛있었지만, 친구랑 추억을 쌓는 시간이었고 장소였던 것 같아요.
악씨레터를 읽고 나니 군침이 돕니다. 오늘은 탕후루든 약과든 둘 중 하나는 꼭!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여러분의 Pick은 뭔가요?😋 |
|
|
지난주 이벤트는 한 주 더 연장해서 진행해볼까 합니다.
이 시대를 대표할 키워드! 그러나 너무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각나는 키워드 하나씩 피드백으로 작성해주세요😊 |
|
|
사단법인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asiacci@naver.com서울시 종로구 난계로 259, 602호(숭인동, 경일오피스텔)수신거부 Unsubscribe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