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 No.18 II 2026.9.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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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TV 주간 순위 최고 5위, 한국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일간 순위 2위. 시청률 분석업체 쿠윈(酷雲) 집계 기준, 종영 당시 동방위성TV의 2026년 방영 드라마 중 평균 시청률 1위에 오른 <옥을 찾아서>(逐玉)는 국경을 넘어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고장극(古裝劇)이 사랑받은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셰정(謝征) 역의 장링허(張凌赫)와 판창위(樊長玉) 역의 톈시웨이(田曦薇), 두 사람의 외모가 개연성이고,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을 담아낸 아름다운 화면이 작품성이라고 말하고 싶어지는데요. 하지만 화려한 외모와 멋진 화면만으로 이 드라마가 주는 즐거움을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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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극은 옛 복식과 시대적 배경을 사용하는 드라마를 말합니다. 실제 역사뿐 아니라 가상의 왕조와 신선의 세계까지 품죠. <삼생삼세 십리도화>(三生三世 十里桃花)가 여러 생에 걸친 사랑으로, <랑야방>(琅琊榜)이 치밀한 권력 다툼으로 한국 시청자를 사로잡았다면, <옥을 찾아서>는 푸줏간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부모를 잃고 어린 동생을 돌보는 판창위는 눈밭에 쓰러진 셰정을 구합니다. 부상당한 남자, 그리고 어린 동생과의 보금자리를 지키야 하는 여자. 두 사람이 각자의 사정으로 맺은 혼인은 진짜 사랑으로 이어지고, 전쟁은 두 사람을 더 넓은 세계로 이끕니다.
판창위는 여러 역경과 고난을 겪습니다. 하지만 셰정의 도움 속에서 이를 극복하게 되죠. 물론, 그 도움을 눈치채지 못할 때가 대부분입니다.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일까요? 그렇게만 보기에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판창위라는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판창위는 가난하고 글도 서툴지만, 괴력을 자랑하며 돼지를 잡아 가족을 먹여 살리는 열아홉 살의 여성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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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창위는 셰정이 몸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말합니다. “내가 돼지 잡아서 당신 먹여 살릴게.” 남자가 여자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흔한 로맨스의 공식이 가볍게 뒤집힙니다. 셰정을 구한 사람도, 가정의 경제를 책임질 사람도 판창위입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자신을 부양해서 무엇을 얻으려 하느냐는 셰정의 물음에 판창위는 답합니다. “당신이 잘생겼으니까.” 경제적 책임을 떠맡았다고 해서 자기 취향까지 접어두지는 않아요. 마음에 드는 남자를 선택하고, 그의 아름다움을 즐깁니다. 판창위는 누군가에게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 대사가 유쾌한 이유는 여성의 강함을 의무와 희생으로만 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판창위에게도 잘생긴 남자를 좋아할 여유와 욕망이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셰정의 얼굴에 감탄할 때, 판창위도 같은 얼굴을 보고 있죠. 도입에서 농담처럼 꺼낸 ‘얼굴의 개연성’이 두 사람의 관계 안에서는 제법 진지한 이유가 됩니다.
판창위의 힘은 푸줏간에 머물지 않습니다. 마침내 돼지 잡던 칼을 들고 전장으로 향하고, 자신의 공적으로 장군이 됩니다. 이때 눈여겨볼 것은 두 사람의 도성 입성 장면입니다. 전장에서 결정적인 공을 세운 판창위는 잠화장군(簪花將軍, 꽃을 머리에 꽂은 장군)이라는 칭호를 얻습니다. 판창위가 위풍당당하게 입성하는 모습을 셰정은 눈에 띄지 않는 누각에서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그 후에 셰정도 무안후(武安侯, 셰정의 후작 작위)의 신분으로 위세를 떨치며 도성에 입성하게 되고, 판창위는 한켠에서 그를 지켜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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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면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처음 눈밭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구하며 시작한 관계는, 각자의 이름과 공적으로 인정받는 두 장군의 관계로 나아갑니다. 판창위는 영웅이 자신을 구해주기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스스로 영웅이 되어 자신이 선택한 남성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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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이야기가 힘 있는 남성의 사랑과 보호라는 오래된 로맨스의 즐거움을 버린 것은 아닙니다. 셰정은 판창위가 먹여 살리겠다고 나선 남자인 동시에, 무안후의 힘과 지위를 지닌 남자입니다. 그녀를 향한 각별한 사랑과 헌신은 여전히 이 드라마에서 설렘을 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옥을 찾아서>는 이 설렘 안에 두 가지 욕망을 함께 놓습니다. 남성과 대등하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남성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 말입니다. 글이 서툴고 돼지를 잡아 생계를 꾸리는 여성도 고귀한 신분의 무안후에게 유일한 사랑의 대상이 됩니다. 판창위는 자신의 힘으로 삶을 개척하지만, 그 길에는 셰정의 도움과 보호도 함께합니다. 그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서 그녀가 직접 싸워 얻은 군공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옥을 찾아서>의 매력이 드러납니다. 독립이란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는 상태여야 한다는 요구 앞에서, 이 로맨스는 다른 상상을 허락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으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대는 것. 그의 사랑과 보호 속에서도 삶의 주도권을 지닌 채 성장해 나가는 것. 이것이 이 작품이 그려낸 ‘21세기 신데렐라’의 모습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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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을 찾아서, 고장극, 21세기판 신데렐라, 로맨스 판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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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주 연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부교수. 중국 현대·당대 소설과 문학이론, 중국 영화와 드라마를 공부하고 있어요. 특히 SF를 비롯한 장르문학을 통해 인간이 서로 관계를 맺는 방식을 살펴보는 데 관심이 많아요. 과학기술과 인간의 관계,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인간의 존재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류츠신의 《삼체》와 하오징팡의 소설, SF 영화 《문맨》 등을 중심으로 중국 SF의 상상력을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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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는 방식도 여러 가지입니다. 본방사수파, 완결을 기다렸다 몰아보는 정주행파, 30분 요약본이면 충분하다는 효율파, 좋아하는 장면만 골라 보는 발췌파, 1.5배속으로 돌려보는 배속파까지. OTT와 유튜브가 늘려놓은 시청 스타일이죠. 저는 정주행파 겸 발췌파입니다. 끝까지 다 보고, 좋았던 장면은 보고 또 보거든요.😍 구독자님은 어느 파이신가요?
Editor 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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